그룹명/창작시

노송

이승애 2015. 5. 22. 16:23

노송

 

 

양지바른 앞마당 늙은 소나무

겹겹이 입은 두터운 나무껍질 속에는

얼마나 많은 사연이 담겨져 있을까

이곳저곳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귀 기울이느라 뒤틀린 허리

바람이 옹알대며 쏜살같이 달아나는

소리도 놓치지 않는다

먹장구름 으름장을 놓으며 쏟아내는

거센 빗줄기에도 흐트러짐이 없다

추위가 온 몸을 얼리며 가시 같은 냉기로

구석구석 찌르고 고함을 질러도

발을 떼는 적이 없다

오늘도 욕심 훨훨 벗어버리고

알몸으로 우뚝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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