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명/창작시

봄의 길목에서

이승애 2015. 5. 22. 16:12

봄의 길목에서

 

 

산천에는 푸른 노래가 쌓이고

하늘 담은 유리창마다

방실방실 웃는 봄이 부딪치고 있다

 

구름은 바람과 유랑을 하고

흙은 달뜬 듯 들썩이고

그리웠던 순간들을 기억하며

팽나무 그늘 아래 섰다

 

할 말은 너무 많아 가득한데

연둣빛 햇살에 마음을 적셔두고

지나는 새떼에 눈을 꽂는다

 

산다는 것은 때론 파도를 타듯

굽이쳐 흘러간 세월을 만질락 거리며

기다림을 배우고 있다

사르륵 사르륵 봄은 내리고

지금, 모두는

초록의 화음에 귀를 적신다

 

내일이 오면

모든 낯설음도 초록이 되는데

꽃잎 같은 구름 어디로 흘러가는지

그리웠던 순간을 호명하며

한줄기 비가 되어 내리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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