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 온 날들
이승애
지나온 날들은 내 영혼의 그림자
함박꽃처럼 피어나던 날도
비에 젖어 울던 날도
한없이 추락하던 그 날도
가슴 시리게 외로웠던 그 날도
환희에 달아오르다
슬픔의 언덕을 누비던 그 날도
울퉁불퉁 볼품없어도
꽃이 피고 지고 또다시 꽃이 피는
양지였다가 음지였다
감이었다가 밤송이였다가
종잡을 수 없는 신비
그 속에서 여물어가는 나
지나온 날들은 미래의 징검다리
난 그 징검다리에서 꿈꾸는 한 마리 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