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명/창작시

살아 있음에

이승애 2016. 2. 2. 22:34

살아 있음에

 

이승애

 

가양동 어느 뒷골목

새끼 고양이 두 마리

무정한 가시 철망에 갇힌 채 울고 있다

살려달라고 울부짖는 고양이 몸통에

달라붙은 찍찍이 두 장

제 아들 죽인 비정한 아비 같다

하루 이틀 사흘

새끼 고양이 절절한 울음 따위는

아무것도 아니란 듯

희희낙락대는 사람들 수없이 지나가고

젊은 여자 한 사람 고양이 절규 들었다

득달같이 달려온 붉은 소방 대원들

불가능이란 없다는 듯

쓱쓱 비정한 사내 마음 잘라내듯 망할 놈의 철망 자르고

수의사 몇이 찍찍이 뜯고 꿰매고

새끼 고양이 그제사

야옹야옹 야옹야옹

 

어둠 짙은 뒷골목에 달빛 곱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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