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 있음에
이승애
가양동 어느 뒷골목
새끼 고양이 두 마리
무정한 가시 철망에 갇힌 채 울고 있다
살려달라고 울부짖는 고양이 몸통에
달라붙은 찍찍이 두 장
제 아들 죽인 비정한 아비 같다
하루 이틀 사흘
새끼 고양이 절절한 울음 따위는
아무것도 아니란 듯
희희낙락대는 사람들 수없이 지나가고
젊은 여자 한 사람 고양이 절규 들었다
득달같이 달려온 붉은 소방 대원들
불가능이란 없다는 듯
쓱쓱 비정한 사내 마음 잘라내듯 망할 놈의 철망 자르고
수의사 몇이 찍찍이 뜯고 꿰매고
새끼 고양이 그제사
야옹야옹 야옹야옹
어둠 짙은 뒷골목에 달빛 곱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