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명/창작시

생명2

이승애 2016. 5. 27. 23:36

생명

 

이승애

 

하나는 예쁜 옹기 그릇에

또 하나는 플라스틱 용기에

고구마 심었다

두 개 모두 사랑할 순 없었다

옹기그릇 고구마 선택 받아

그 넝쿨 우줄우줄 집안 가득 채울 때

문득 어두운방 구석에 쳐박혀있던 플라스틱 용기 속 고구마 생각났다

겨우 잎 하나 내밀고 썩어가는 고구마

살리려고 이리저리 잘랐다

그리곤 물을 가득 부었다

하얗게 드러난 피부 위로 와락 달려드는 물

그만 숨을 놓아버렸다

 

오월 햇살 여전히 곱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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