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명/창작시
빈집
이승애
2015. 5. 22. 16:11
빈집
사람냄새 지워진 빈집에 가면
낡은 지붕은 훌쩍이고
습기 찬 방들은
곰팡이 기르느라 정신이 없다
마당엔 이름 모를 잡풀
한길씩 자라나
들어가려는 사람의 발목을 잡고
저항의 몸부림
그래도 저편 빈집은 사람이 그리워
자꾸만 손을 내밀고
써걱써걱 베어지는 잡풀의 비명 사이로
맑은 햇살 통통통 뜀박질하듯
까실까실한 내 마음에 오만과 편견
싹둑싹둑 자르며 달려가면
아버지 품되어 와락 끌어안는 빈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