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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지 못하는 아이들

이승애 2016. 7. 24. 22:09

피지 못하는 아이들

 

이승애

 

토요일 오후가 되면 성당 주차장은 아이들만의 놀이터가 된다. ‘까르르 까르르웃는 아이들을 보면 절로 흥이 난다. 한 주간 내내 학교와 학원을 시계추처럼 왔다 갔다 하며 쌓였던 스트레스를 마음껏 풀어낸다. 공을 차기도 하고 친구들과 삼삼오오 모여 이야기를 나누며 기도 한다. 비록 짧지만, 꿀맛 같은 이 시간을 통해 아이들은 새로운 힘을 얻고 있다.

얼마 전 신문에서 교실 안 타짜들이라는 기사를 읽은 적이 있다. 한참 피어나야 할 어린 학생들이 사행심 깊은 도박에 빠져들고 있다는 소식에 가슴이 먹먹했다. 앞으로 나라의 일꾼이 될 소중한 아이들이 어쩌자고 스스로 탈선의 길로 들어서게 된 것일까. 그것도 엄연한 교육의 현장에서…….

우리나라 국민의 행복지수는 매우 낮은 수준이다. 청소년도 예외는 아니어서 OECD 회원국 중 꼴찌에 이를 정도로 아이들은 삶의 행복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 그 이유는 학업 부담과 미래에 대한 불안감, 경제적 불평등 때문이라고 한다. 한 마디로 무한경쟁 시대상황에 대한 불안감 때문이다. 우리 사회는 학업성적에 과도하게 집중되어 있다. 좋은 대학, 좋은 직장, 돈과 지위에 대한 가치를 최우선으로 한다. 그 가치로 인해 아이들은 서로 화합하고 소통하는 방법을 배우지 못한다.

아이들은 끊임없이 요구되는 사회에 부응하려고 노력하지만, 과도한 스트레스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삶의 질은 높아졌지만 행복하지 않다는 아이들의 마음을 헤아려보아야 한다. 저당 잡힌 듯 강제로 끌려가는 아이들은 제대로 꿈을 꿀 수도 펼칠 수도 없다. 분재가 아무리 아름다워도 자연에서 자유롭게 자란 나무만 하겠는가.

현재 인터넷 게임 중독이나 불법도박에 빠져들고 있는 아이들의 숫자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고 한다. 아이들이 게임중독 혹은 사행성 도박에 빠지는 이유는 여러 가지 원인이 있겠지만 잘못된 교육정책과 충동조절 능력 부족, 접근성이 쉬운 스마트폰이 가장 큰 원인이 아닐까 생각된다. 그러나 교육 당국은 적절한 대처방법을 찾지 못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단다.

병들어 가는 아이들을 구제하기 위해선 새로운 교육정책이 마련되어야 한다. 학교에서는 입시 위주의 공부형식을 바꿔 청소년들이 자기계발을 할 수 있는 교육현장을 만들어야 한다. 놀이와 문화예술을 통해 억압된 정서를 방출할 수 있는 시간과 공간을 허락하여 아이들이 건강하고 건전하게 자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건강한 아이들은 창의적이고 긍정적 사고로 올바른 삶을 선택할 것이다. 그러면 우리 장래는 밝고 희망적이지 않겠는가?

공 차느라 땀범벅이 된 아이들이 폭죽처럼 웃음꽃을 날리고 있다. 어느새 해는 서산을 뉘엿거리는데 아이들은 집에 갈 생각을 하지 않는다. 제왕처럼 세상을 호령하고 있다.